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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육벽, 촉수, 착유기

Author:unloginuser Time:2024/09/22 Read: 2336

육벽의 엘레나

엘레나는 고요한 밤에 깨어났다. 침대 시트는 차가웠고, 창문 너머로는 희미한 달빛만이 스며들었다. 밤의 정적 속에, 엘레나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쿵, 쿵, 쿵. 마치 무언가가 천천히 벽을 기어오르는 듯한 소리였다.

엘레나는 몸을 일으켜 창문으로 다가갔다. 밖은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엘레나의 눈은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창문 바로 앞, 밤의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것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것은 거대한 벽이었다.

벽은 엘레나의 방을 둘러싸고 있었다. 벽의 표면은 거칠고 울퉁불퉁했으며, 마치 살아있는 생물의 피부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엘레나는 숨을 헐떡이며 뒤로 물러섰다. 벽에서 섬뜩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때, 벽에서 촉수가 뻗어 나왔다. 촉수는 두껍고 끈적끈적했으며, 끝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 있었다. 촉수는 엘레나의 몸을 향해 휘둘러졌다. 엘레나는 비명을 지르며 피하려고 했지만, 촉수는 너무 빨랐다. 촉수가 엘레나의 몸에 휘감기자, 엘레나는 꼼짝 못하고 붙잡혔다.

엘레나는 촉수에 휘감긴 채 벽으로 끌려갔다. 벽은 엘레나를 삼키려는 듯 천천히 열렸다. 벽 안쪽에서 기괴한 소리가 들려왔다. 엘레나는 공포에 질려 몸부림쳤지만, 촉수는 엘레나의 몸을 꽉 조였다.

벽 안으로 들어가자, 엘레나는 눈을 의심했다. 벽 안쪽은 넓은 공간이었고, 그곳에는 수많은 촉수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촉수들은 엘레나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휘둘러졌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거대한 기계가 자리 잡고 있었다. 기계는 엘레나를 닮은 형태를 하고 있었고, 그 몸체에는 수많은 착유기가 달려 있었다.

엘레나는 절망에 빠졌다. 벽은 엘레나를 가두었고, 촉수는 엘레나를 괴롭혔으며, 기계는 엘레나의 생명을 빨아들이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엘레나는 비명을 지르며 저항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엘레나의 비명은 밤의 정적 속으로 사라졌다. 벽은 엘레나를 삼켰고, 촉수는 엘레나를 휘감았으며, 기계는 엘레나의 생명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엘레나는 영원히 육벽의 희생자가 되었다.